육아기록(3) - 생후 52일, 통잠과 자연단유
생후 6주에 들어서면서 수면교육을 시작했다. 그 주에 산후관리사님 근무가 끝나면서 본격적인 육아 홀로서기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교육이었다. 누군가 똑게육아 책에 나온 일명 쉬닥법 수면교육법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해둔 것이 있어 그 방법을 최대한 따랐다. 과정은 간단했다.
'목욕 전에 낮잠 재우지 않고, 목욕 후 막수하고(평소보다 양 늘려서) 엉덩이 토닥이며 쉬소리 틀고 재우는 것'
생후 6주는 낮밤 구분이 가능해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수면교육을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남편의 퇴근시간을 고려해 우리는 9-10시 사이에 목욕을 하고 막수 후 11-12시 안에 재우는 것을 목표로 했다. 교육은 꽤 성공적이었다. 그 전까지 4시간, 길어야 5시간정도 통잠을 자던 짱구가 교육 하루이틀 사이에 6시간, 7시간을 넘겨 잤다. 자연스레 새벽수유는 끊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짱구가 잠드는 시간에 맞춰 잠드니 깨지않고 내리 6-7시간을 잘 수 있어 전보다 피곤함이 덜 했다. 이맘때 수유량도 120ml에서 140ml으로 늘리고, 수유텀 또한 3시간에서 3시간 30분으로 늘렸다. 그러니 하루에 수유를 5-6번만 해도 되었다. 이 때가 생후 50일이 채되지않았을 때니 우리 부부는 짱구가 기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시에 조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태어난지 50일도 안된 아기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건 아닐까, 새벽에 배가 고픈데 참는 건 아닐까 하며 말이다. 하지만 짱구는 잘 자주었다. 새벽에 배고프다고 떠나가라 울던 신생아 시절이 엊그젠데 아기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성장한다.
이틀 전부터는 육퇴를 위해(이 또한 우릴 위해서군^^;) 짱구를 조금 더 일찍 재우기 시작했다. 전체적으로 수유시간을 한시간정도 당겼다. 9시 전에 목욕을 하고 막수 후 9-10시 사이에 재웠다. 첫 날은 수면에 드는 것까지는 순조로웠다. 그 날이 짱구가 태어난지 딱 50일째 되는 날이라 우리 부부는 9시가 조금 넘어 곤히 잠든 짱구를 홈캠으로 보며 아주 효자라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하지만 새벽 1시 30분쯤 깬 짱구는 서럽게 울었다. 원래 조금 달래주고 다시 눕혀야하는데 배고프다고 우는 아기를 그냥 달래기가 어려워 100ml 정도만 수유하고 다시 재웠다. 그렇게 다시 재우는데 2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그리고 어제 다시 심기일전하고 같은 시간에 눕혔다. 한참을 뒤척이며 잠투정을 하던 짱구는 11시가 다되어 잠에 들었고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일어나기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그래도 내리 6시간을 잤으니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렇게 몇일동안 교육하면서 통잠자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한다. 오늘은 7시간을 자주면 좋겠다.
지난번 계획없이 단유하다 젖몸살로 고생했던 일을 두 번 반복하고싶지않아서 이번에는 노트에 단유 일정까지 짜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실천했다. 생후 40일 전까지 하루 직수 2-3회, 유축 2-3회 정도를 해오다가 40일부터는 각 1회씩 줄여가며 3일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가슴 통증도 없고 모유도 서서히 줄고있어 순조로웠다. 물론 가슴 아픈게 겁나서 유축할 때 시원하게 비워버리는게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젖이 나오는 양이 줄고있는 건 확실했다. 젖병을 물리는 횟수가 잦아질수록 젖을 제대로 물지않는 짱구를 보고 직수를 끊고 유축만 하루에 4회씩, 3회씩으로 줄여나갔다. 그래도 가슴 통증없이 괜찮았었다. 이틀 전까지만해도 말이다..
이제 하루 유축 2회로 줄여보자 마음 먹고 유축텀을 10시간 정도로 두기 시작한 첫 날 오른쪽 가슴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다음 날은 왼쪽 가슴이 말썽이었다. 단단해진 가슴을 따뜻한 수건으로 연신 마사지를 해도 가슴이 잘 풀리지 않았다. 지난번처럼 열감과 통증으로 개고생은 하지말자싶어 자기 전에 냉팩을 가슴에 올리고 잠들었는데 그 날 새벽내내 몸에 한기가 들어 오한과 두통에 시달려야했다. 냉팩은 오랜 시간하면 안된다. 절대! 유축기로 짜보니 잘 나오지도 않고 가슴은 여전히 단단했다. 맘카페, 지식인 등에 나와 같은 사람들이 올려놓은 고민의 글들을 보니 이정도 가슴 통증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았다. 어젯밤부터는 진통제를 먹으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체념했는데 체념했던 마음이 조금 통했는지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통증이 많이 완화되어 진통제를 먹지 않아도 참을만해졌다. 유축양도 이전의 반정도로 줄었다. 빠르면 1-2주 안에 단유가 되지않을까싶다. 모유야 안녕이다. 그동안 짱구를 잘 먹여주었으니 둘째가 생길 때 다시 부탁할게. 부디 이 글대로만 젖몸살없이 순조롭게 단유가 되길 바라본다.
식생활에 변화가 생겼다. 외식을 할 수 없고, 배달 음식은 원래도 좋아하지 않았으니 집밥을 잘 해먹는 것이 과제가 되었다. 요리를 좀 하는 편인데 흥미가 없어 귀찮고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으로 먹는 중이다. 다행히 나도, 남편도 만족해하고있다. 집에서 먹는 게 맛있다는 걸 살면서 처음으로 느껴보고있다. 속도 편하고 경제적으로도 좋다. 물가가 높다하지만 매번 사먹는 것보다 해먹는게 훨씬 절약인건 맞다. 아기를 키우면서 부지런한 사람이 되어가고있다. 내 모든 몸과 시간이 아기에게 묶여있으니 짬을 내어 다른 무언가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제 서서히 그런 것들을 해나가고있다. 얼마 전엔 짧은 행사영상의 대본도 썼다. 일하는게 이렇게 달콤한 것이었나싶었다. 여태 내 자아는 돈 벌고 일하는 게 당연했었는데 출산 후 아기를 키우는 엄마의 자아가 생기면서 돈 벌고 일하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임을 몸소 깨달았다. 반대로 나중에 다시 일터로 돌아갔을 때 어린 아기를 키우는 오늘의 나를 꼭 기억해야겠다고도 생각했다.
짱구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있다. 눈에 결막염이 생겨 여러 병원을 돌아다녀야했지만 그 또한 큰 문제없이 지나갔다. 참고로 대전에서 영유아 안과진료를 보고싶다면 둔산동 한솔안과를 추천한다. 소아안과 진료를 본다는 걸 미리 알아보고 찾아갔던 이안과는 아기 눈 상태를 보지도 않고 써줄 약이 없으니 대학병원에 가라고만 했다. 우리가 봤을 땐 결코 대학병원까지 찾아갈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 조리원 동기 엄마가 이 병원을 알려주어 잘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우선 경험한 사람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 깨닫는 요즘이다.
<생후 52일 추천 육아템>
1. 해피테일즈 쿨리베어 베개 / 60,000원
- 낮잠을 도통 안 자서 추천받아 구매한 제품. 라라스 베개가 더 유명한데 해피테일즈가 좀 더 저렴하고, 어느 블로그에서 두 제품을 비교한 글을 봤을 때 세탁이 되서 온다는 점, 옆으로 눕혔을 때 코막힘이 없는 점 등을 보고 선택함.
- 팔, 다리를 누르고 등을 베개가 받쳐주어 옆으로 눕혀 재울 수 있는데 아기가 졸릴 때 눕혀두면 조금 버둥이다 곧 잘 잠드는 편이다. 매번 잘 자지는 않는다. 밤잠에는 사용하지 않고, 짧은 낮잠용으로 사용 중.
- 후기 쓰고 인증하면 계좌로 5천원을 줌. 모로반사이불도 같은 브랜드라 블로그 후기 쓰고 5천원 받음. 어차피 쓰는 블로그니 개이득^-^
2. 제이앤제나 역류방지쿠션 / 79,800원
- 선물받은건데 신생아부터 지금까지 매일 사용하고있는 제품. 커버에 오줌, 똥 다 묻혀봤는데 세탁이 잘 되고 따로 방수커버를 씌우지는 않았지만 빨리 벗겨내서 그런건지 쿠션에 많이 스며들지 않았음. 쿠션까지 통세척이 가능함.
- 쿠션에 눕혀놓고 모빌 보여주거나 낮잠 재우는 용으로 거실에 있을 때 사용하고있음. 최근에는 쿠션 위에서 터미타임도 하는 중. 경사가 있어서 터미타임하기좋음.
- 아직 50일 정도 사용하긴했지만 쿠션 탄력이 좋음. 쉽게 잘 꺼지지않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