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준비기록(2) - 시작이 좋아
#자궁검사
두려웠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자궁 상태였다. 시험관은 여러 변수가 있지만 최종적으로 착상이 잘 되는 것이 관건이라 건강한 자궁을 위해 2월에 엄마와 함께 대구에 있는 한의원까지 찾아가 한약도 꾸준히 먹고 있더랬다. 병원에 도착해 어련히 대기가 길겠지싶어 게임을 하며 긴장을 풀어보았다. random dice 라는 게임을 요즘 재밌게 하고있다. 생각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름이 불렸고, 초음파를 봤다. 초음파는 정말 할 때마다 기분이 구리다. 선생님은 이미 배란이 끝났다 했고, 근종 있는 건 알고있었죠? 하고 물었다. 하지만 크기가 작고 걱정할 정도는 아니란다. 검사를 끝내고 시험관 일정을 알려주셨다. 자궁 상태는요? 자세한 검사 결과를 알려주지 않아 물으니 별 거 없단다. 그 퉁명스러운 별 거 없다는 말이 왜 이리 반가운지. 이대로 시험관 진행하면 되고, 14일에 와서 주사 맞기 시작하면 된단다. 지난 번 피검사 결과도 다른 이상 전혀 없고, 난소 나이도 20대 중반으로 건강하단다. 2년 전에도 난소 나이가 20대 중반이었는데 이 친구는 안 늙어주어 고마웠다. 보건소 가서 뭐 서류 받아서 14일에 오라는 말을 뒤로 하고 병원을 나섰다.
#진료비
초음파 40,600원
진료를 마치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30분 가량 걷는데 걸음이 가벼워 이대로라면 하루종일도 걸을 수 있겠다 싶을 정도였다. 땀이 맺힐 일 없게 불어주는 산뜻한 바람에 기분까지 가벼워졌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는 일이니만큼, 몇 번이고 해내야지라고 마음 먹은 일이니만큼 지금 이걸로 만족하면 안되겠지만 그래도 아무쪼록 시작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