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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Essay/일상글|Diary

임신준비기록(4) - 호르몬전쟁의 서막

#부지런한 새

생리 시작 후 3,4일 때 병원 방문을 하라고 해서 열흘간 생리날만 기다렸다. 이번 달도 어김없이 정확한 예정일에 시작해주신 생리님. 양이 많은 날이 첫 째날이라고 해서 25일 수요일이 1일차, 목요일 2일차.. 그럼 금요일이나 토요일에 병원을 가야하는데... 하고 고민을 하다 금요일 아침 일찍 병원을 가자고 결정했다. 지난 번 배란이 조금 빨랐으니 병원을 늦게 가는 것이 조금 신경쓰이기도 했고, 토요일 웨이팅이 엄두가 나지않은 탓도 있어서였다. 9시 조금 지나 병원에 도착. 한산해보이지만 그래도 오래 걸리겠지? 라고 생각하며 책을 펼쳤는데 2페이지를 채 읽기도 전에 이름이 불렸다. 10분만에 진료를 보게 되더니. 8시에 일어난 보람이 있었다.

 

#주사

오늘부터 언제까지 주사를 맞아야 하는지, 얼마나 맞아야 하는지, 주사는 어떻게 놓는건지 상세한 설명을 듣고서 빼먹지 않도록 알람과 기록을 잘 해두어야겠다 싶었다. 이렇게 중요한 일을 설마 까먹겠어? 응. 난 까먹는다. 칠칠맞다고할 성격은 아닌데 멀티플레이가 안되는터라 일을 하든 뭐에 집중하고 있으면 다른 해야할 일을 잘 잊어버리는 편이라 메모와 알림이 생활이 되었다. 주사는 오늘부터 일주일간. 인공수정 때보다 3-4일은 더 맞는 것 같다. 난포가 잘 자라도록 아미노산 성분의 물약도 처방 받았는데 이 녀석이 7만원 가까이나 한다. 어째.. 비싸도 사야하거늘. 확실히 2년 전보다 마음은 가볍다. 시험관도 3, 4번 할 각오를 미리부터 하고나니 지금은 예행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담감이 많이 줄었다. 그래도 병원에서 시킨대로 잘 지키고 노력해야지. 남편에게도 일주일 간 커피 줄이고, 금주를 명령했다. 둘 다 손가락 염증으로 고생 중이니 술은 멀리하는게 맞다. 과배란주사를 맞으면 몸과 마음의 변화가 온다. 지난 번에는 갱년기 여성마냥 체온과 기분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 때는 그런 증상이 있을거라고 예상하지 못 했던터라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남편에게 호르몬노예가 되어도 이해해달라 부탁했다. 그 말인 즉슨 비위 잘 맞추라는 거다. 암암. 그래야죠.

 

#진료비

초음파검사, 과배란주사 72,300원

자부담금 7,230원

 

다음 방문일은 6월 2일 목요일. 경과를 보기 위해 오라고 한다. 아마 그 날에 난자채취일을 정할테지. 제일 두려운 과정이 아직 남아있어 긴장을 늦출 순 없지만 지금까지 순탄하게 흘러가고있으니 그저 좋은 생각을 하고, 몸 관리를 잘 해두는게 최선이지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