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26주차에 태교여행차 일본으로 떠났다. 2020년에 가게를 연 이후 가장 오랫동안 가게 문을 닫게 되었지만 짱구가 태어나면 앞으로 최소 3년은 해외여행은 커녕 여권도 꺼내볼 엄두가 나지 않을 것 같아 큰 맘 먹고 간사이행 표를 세 달전에 끊었더랬다. 6년만에 찾은 오사카. 이전보다 닫힌 상점도 많고,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꽉 메워져있던 사람들도 줄어있었지만 대부분 그대로였다. 하나하나 예전 기억을 되짚어보며 걷는 재미가 있어 여행지로 오사카를 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보군에는 동남아 몇 개 섬들이 있었지만 비행시간과 다양함을 생각해봤을 때 역시 일본이 낫겠다 싶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탁월한 결정이었다는 걸 일본에 도착하고서부터 떠나는 날까지 인정하게 되었다. 출발할 때는 비행기 안에서 두 시간정도 있으면서도 몸을 제대로 젖히지 못 하니 갈비뼈와 명치가 불편했고, 5일차쯤 되었을 때는 이만하면 집에 가도 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아마 동남아 어디쯤에 갔더라면 그보다 2배는 더 괴로운 순간이 많았겠지 싶었다. 어쨌든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어느덧 2022년의 마지막, 12월이 되어있었다. 곳곳에 연말 분위기가 가득했고 가게도 예약이 끊임없이 들어왔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지 얼마 안되어 짱구를 보러갔다. 일본에서 너무 많이 걷는 바람에 몸이 아주 힘들었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됐었다. 날씨도 더웠다 추웠다 비가 왔다 오락가락해 온도차도 꽤나 있어 피로감이 더 했었다. 이대로 가다간 짱구에게 무리가 갈 것 같아 조금 아쉬워도 하루는 숙소에서 온전히 쉬는 걸 택했었는데 초음파 속 건강한 모습으로 있는 짱구를 보니 그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짱구는 1.2kg가 되어 제법 얼굴에 살이 붙고 통통해졌다. 하루 평균 18,000보를 걸었지만 쉴새없이 먹어둔 탓에 짱구는 그 사이 아주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거다. 나 또한 임신 전보다 10kg가 늘었다. 출산까지 목표가 최대 12kg까지만 찌자였는데 아마 어려울 듯 하다. 그래도 70kg까지는 되지말아야지… 여행이 끝나면 남편도 다이어트를 하고, 나도 단 걸 줄이고 균형있는 식사를 하겠다 다짐했건만 바쁘다는 핑계로 오늘도 치킨을 야무지게 시켜먹었다. 아직 짱구가 주수에 맞게 잘 커주고있지만 어느새 남편처럼 우량아가 될지도 모르니 남은 10주는 정말 식단을 좀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편은 4.3kg로 태어났다고 한다ㄷㄷ)
70일정도 남았다. 작은 방에 짱구 용품들이 가득 차있다. 출산과 육아를 생각하면 두려움이 크지만 짱구와 살아갈 날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에 절로 미소가 나온다. 부디 즐거움을 잃지않고 건강하게만 살고싶다. 지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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